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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공부/주식 투자

상장폐지 기업을 거르는 방법 '3가지'

 

내가 투자한 기업이 상장폐지를 당하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겪는 다양한 경험 중 가장 절망스러운 것이 아닐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기업이 공시하는 실적과 재무제표를 보면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는 것. 당분간 망하지 않을 기업을 찾아내는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안한 경제전망 속에서 주식투자 초보가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거르는 방법 3가지'를 꼽아봤다

 

① 순이익 0 이상

② 부채비율 100% 이하

③ 영업 현금흐름 0 이상

 

조건 1:  순이익 O 이상 기업

순이익은 매출에서 직접, 간접비용 등 원가, 이자, 세금 등 지출 뒤 남은 돈을 말한다순이익이 0보다 크면  흑자, 0보다 작으면 적자다. 기업이라면 돈을 벌어야 한다. 기업이 몇년째 돈을 못 벌고 있다면 투자 대상에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네이버의 포괄손익계산서 화면, 네이버 증권

 

 

위 그림은 네이버의 포괄손익 계산서 화면. 네이버 증권 페이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네이버는 2015년부터 매출액이 꾸준하게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같은 흐름으로 증가했다.  

 

2019년에는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6%가량 하락했는데, 이때는 현금흐름표를 보고 순이익이 어떻게 쓰였는지 살펴봐야 한다. 당시 네이버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미래기술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R&D 17122억원(매출액 대비 투자비율은 26%)을 투자했다. 기업의 체질을 바꿔줄 수 있는 과감한 투자로 해석할 수 있다. 

 

 

조건 2: 부채비율 100% 이하

부채비율은 기업에 빚이 얼마나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다. 내가 은행에서 1억을 빌리고 5억짜리 아파트를 구매했다면, 나는 자산 5억원, 자본 4억원 부채 1억원인 사람이다. 여기서 내 부채비율은 1(부채) / 4(자본) X 100 = 25%.

 

 

(부채) ÷ (자본) × 100 = 부채비율(%)

 

 

부채비율이 왜 중요하나면 높은 부채 비율은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의 하락은 기업간의 거래, 혹은 공공기관과의 거래시 불리하게 작용 한다. 계약이 어려워질 수 있고, 투자를 못받거나 돈을 빌리더라도 높은 이자를 내야해서 기업의 수익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통 부채비율이 400%가 넘으면 기업이 이 같은 불이익을 받게 된다.

 

 

부채비율 100%를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부채비율이 100% 이하는 자본이 부채보다 더 많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R&D에 큰 투자를 해서 부채비율이 일시적으로 높은 기업이 아니고서야 자산보다 빚이 많은 기업을 어떻게 투자할 수 있겠는가.

 

또한 부도, 자본잠식, 파산 등의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는 상황은 부채에 대한 이자나 원금을 못 갚았을 때 발생한다. 자본이 많거나 이익율이 좋아 꾸준히 수익이 나고 있다면 위기가 있더라도 단기적으로 회사 자본을 담보로 다른 대출을 일으키거나 자본 일부를 팔아서 부채를 갚으면 생명연장을 할 수 있다.

 

 

조건 3: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0 이상

투자자라면 순이익이 실제로 현금으로 회사에 들어오는지 아닌지도 살펴 봐야 한다. 현금흐름표는 실제 돈의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가끔 순이익과 실제로 들어오는 현금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재수가 없는 상황이면 기업이 흑자를 내고도 파산할 수 있다(극단적인 상황을) 예를 들면 기업이 외상 판매 뒤 다음해 돈을 받아야 하는데, 고객이 갚아야 할돈을 안 주고 도주했을 때. 마침 기업이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데 돈을 구할 방법이 없어 파산할 수 도 있다. 이를 흑자도산이라고 한다.

 

이런 기업에 투자하고 싶지 않다면, 기업의 순이익 외에도 현금흐름표를 보고 현금흐름이 0 이상인지 함께 봐야 한다. 

 

 

"내돈 내놔!" 

 

 

현금흐름표는 재무상태표나 손익계산서에 비해 조작이 쉽지 않아 재무제표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장부 중 하나다. 기업들이 투자에 지표가 되는 손익계산서를 가끔씩 조작 하는 경우가 있는데, 현금흐름표를 보면 속지 않을 수 있다. 

 

현금흐름에는 영업활동, 투자활동, 재무활동 총 3가지 흐름이 있다. 현금흐름 값이 +라면 기업에 돈이 들어온 것이고, -라고 하면 기업에서 돈이 나간 것이다.

 

이중 가장 중요한 지표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다. 이는 당기순이익이 연속 흑자를 냈더라도 실제로 현금이 돌지 않으면 흑자도산하는 경우가 있다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자세하게 살펴본 뒤에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을 함께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2020년 감사의견거절로 거래정지 중인 한 회사의 재무분석 페이지, 네이버 금융

 

 

위 이미지는 올해 감사의견거절로 거래정지 중인 한 회사의 재무분석 페이지. 

 

2017년 영업이익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매우 적은데, 매출과 동시에 수금이 안이뤄지거나 이전에 누적 적자가 있을 수 도 있다. 영업이익 대비 현금흐름이 크게 작다면 부실 징후로 볼 수 있다. 게다가 2017년 이후로 당기순이익이 줄어들고 있다. 이익의 질이 좋지 않다는 것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일시적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급락이라면 회사의 체질이 바뀐건지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건지 체크한 뒤, 일회성 비용이라고 판단하면 매수의 기회로도 삼아야 한다. 하지만 일시적인 손실이 아니라 현금흐름 적자가 계속된다면 회사가 이익의 크기를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거나 회사에 상당부분 부실이 있는 징후로 해석해야 한다.

 

또 이 회사는 2019년에 매출의 1/3 수준의 과감한 투자를 했다. 순이익이 적자인 상황에서 말이다. 이익이 적자라면 애초에 새로운 사업이나 투자는 하는 것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 이때 이익이 적자라도 현금흐름이 흑자라면, 한번 투자가 끝나면 이후에 더 이상 투자를 안해도 수익이 나는 영역인지, 괜찮은 분야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 때는 살펴볼 것이 많다. 계산이 복잡해진다.) 

 

앞에서 얘기한 ▲순이익 0 이상 ▲부채비율 100% 이하 ▲현금흐름 0 이상 이 3개 지표에 해당이 안된다 해서 기업이 망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대기업은 다양한 경로로 대출을 받아낼 수 있고, 수익률이 좋은 기업은 부채비율이 100%다 높다는 이유 때문에 파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금융당국에서는 부채비율 200% 가 넘어서면 재무적 안전성이 불안하다고 본다.

 

투자할 때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요즘같은 대세 하락장 속에서는 내 자산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라면 조금이라도 망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피하고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