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완전정복
최근 국내 거래소에서도 USDT 원화 마켓이 열리면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비트코인이 하루에도 10% 이상 요동치는 걸 보면서 '좀 더 안정적인 암호화폐는 없을까?' 하고 고민했던 사람이라면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스테이블코인이다.
개인적으로 2021년부터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왔는데, 처음엔 단순히 비트코인 급락 시 대피용으로만 썼다. 그런데 지금은 해외 송금, DeFi 투자, 심지어 일부 온라인 쇼핑까지 스테이블코인으로 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오늘은 2025년 현재 2,3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완전 분석해본다. 특히 투자자 관점에서 꼭 알아야 할 핵심만 정리했다.
스테이블코인, 대체 뭐가 다른가?
먼저 가장 헷갈려하는 부분부터 짚고 넘어가자. "비트코인도 돈이고 스테이블코인도 돈인데 뭐가 다르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비트코인이 금이라면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다. 금은 가격이 계속 변하지만, 달러는 달러다. 1달러는 내일도 1달러의 가치를 갖는다. 스테이블코인도 마찬가지다. 1 USDT는 항상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차이가 확실히 드러난다. 지난 1년간 통계를 보면:
- 비트코인 일일 변동성: 평균 4.2% (최대 23%)
- 이더리움 일일 변동성: 평균 5.1% (최대 31%)
- USDT 일일 변동성: 평균 0.08% (최대 0.5%)
비트코인이 하루에 평균 4.2% 움직인다는 건, 100만원어치를 샀을 때 하루 만에 104만원이 되거나 96만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USDT는 0.08% 정도만 움직이니 100만원이 100만 800원이 되거나 99만 9200원이 되는 정도다.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된다.
4가지 유형별 작동원리 - 각각의 장단점
스테이블코인이 어떻게 가격을 유지하는지 이해하려면 먼저 종류를 알아야 한다. 크게 4가지 유형이 있는데, 각각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1. 법정화폐 담보형 -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방식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으로 USDT(테더)와 USDC가 있다. 작동 원리는 정말 간단하다. 은행에 돈을 맡기고 통장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 차이점은 통장 대신 블록체인 상의 토큰을 받는다는 것뿐이다.
예를 들어 USDT를 사고 싶다면:
- 테더 회사에 100달러를 송금한다
- 테더는 그 100달러를 은행에 보관한다
- 사용자에게 100 USDT를 발행해준다
- 나중에 100 USDT를 다시 가져가면 100달러를 돌려준다
이론상으로는 완벽해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정말로 테더 회사가 모든 USDT만큼의 달러를 가지고 있을까?"라는 의문이다.
실제로 2021년까지 테더는 준비금 내역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많았다. 지금은 분기별로 회계법인 감사를 받아 공개하고 있지만, 여전히 100% 현금이 아닌 회사채, 대출 등 다양한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리스크다.
USDC는 이런 면에서 더 투명하다. 매달 회계 감사를 받고, 준비금의 대부분을 현금과 미국 단기 국채로만 보유한다. 그래서 기관투자자들이 USDC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2. 암호화폐 담보형 - 복잡하지만 완전히 투명한 방식
DAI가 대표적인 암호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이다. 이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초과 담보'다.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를 생각해보자. 1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맡기면 보통 7천만원 정도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DAI도 비슷한 원리다. 150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을 담보로 맡기면 100 DAI(100달러 상당)를 빌릴 수 있다.
왜 굳이 150달러를 맡기고 100달러만 빌릴까?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할 경우를 대비해서다.
실제 예시를 들어보자:
- 이더리움 가격이 1,500달러일 때 1개를 담보로 맡김
- 1,000 DAI를 대출받음 (담보율 150%)
- 만약 이더리움이 1,200달러로 떨어지면? 담보율이 120%로 하락
- 담보율이 150% 밑으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청산됨
이 과정이 모두 스마트컨트랙트로 자동 실행되고, 누구나 블록체인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완벽한 투명성이 장점이지만, 시스템이 복잡하고 담보 청산 리스크가 있다는 게 단점이다.
3. 알고리즘형 - 이론적으로는 완벽했지만 현실은...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업계의 '성배'였다. 담보 없이 순수하게 알고리즘만으로 가격을 유지한다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대표적인 사례가 테라의 UST였다. 작동 원리는 이렇다:
- UST 가격이 1달러보다 높으면 → 더 많이 발행해서 가격 낮춤
- UST 가격이 1달러보다 낮으면 → 시장에서 사들여서 소각, 가격 높임
마치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문제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이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2022년 5월, UST가 붕괴했을 때 일어난 일:
- 대량 매도로 UST 가격이 0.98달러로 하락
- 알고리즘이 UST를 소각하고 LUNA를 발행
- LUNA 가격 폭락 → UST 신뢰도 하락 → 더 많은 매도
- 악순환 반복, 결국 UST는 0.1달러까지 폭락
400억 달러가 3일 만에 증발했다. 이후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됐다.
4. 상품 담보형 - 디지털 금
PAXG가 대표적이다. 1 PAXG = 1온스의 금. 런던의 금고에 실제 금괴가 보관되어 있고, 각 토큰마다 금괴 일련번호가 할당되어 있다.
장점은 명확하다. 금 가격과 연동되어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다.
단점은 금 가격도 변동한다는 것. 엄밀히 말하면 '스테이블'코인은 아니다.
그래서 시장 점유율도 1% 미만으로 적다.
현재 시장 상황 - 숫자로 보는 스테이블코인의 위상
2025년 6월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구체적인 숫자를 보자.
시가총액 TOP 3
1위는 여전히 USDT다. 1,400억 달러로 전체 시장의 60.9%를 차지한다. 가장 먼저 나왔고, 가장 많은 거래소에서 지원하기 때문이다. 바이낸스, 업비트, 빗썸 등 어디서든 USDT는 기본이다.
2위 USDC는 460억 달러로 20.0%를 차지한다. 코인베이스와 서클이 만든 USDC는 '깨끗한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이미지로 기관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미국 규제 당국과의 관계가 좋아서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3위 DAI는 40억 달러로 1.7%에 불과하지만, DeFi 생태계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완전 탈중앙화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일일 거래량은 더 놀랍다. 3,000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뉴욕증권거래소 일평균 거래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거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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